-우리 혼마루에는 가끔 같은 도검남사가 둘 있을 때가 있습니다. 우리 혼마루의 도첩에는 없는 남사가 있을 때도 있습니다. 옛날보다 빈도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나쁜 주인을 만나서 상처받은 남사들은 종종 이 곳에 와서 쉬다 가곤 합니다. 우리 혼마루에 있는 남사들 중 반 정도가 대체로 그런 자들입니다. 주인님이 현현시키지는 않았지만, 주인님에게 도움받아 진심으로 모시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혼마루가 그렇게 하나 둘 씩 차던 중에 남사들이 주인님을 위해 데려온, 이 혼마루에서 주인님이 처음으로 직접 현현시킨 도검남사라고 합니다. 언제나 저는 그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아, 이야기가 빗나갔네요. 그래서 지금 우리 혼마루에는 도첩에 없는 남사가 하나, 중복 남사가 하나 있습니다. 도첩에 없는 남사는 견습사니와의 카센 님, 그리고 두 명 있는 남사는 시시오 님이십니다. 시시오 님께서는 옛날엔 많이 위험한 분이셨지만 지금은 거의 괜찮습니다. 등 뒤에서 말을 걸어도 움찔하긴 하시지만 전처럼 칼을 뽑아 다짜고짜 찌르지는 않으시니까요. 지금은 본인의 동소체를 데리고 다니면서 돌봐주고 계십니다.
우리 혼마루는 다른 혼마루랑은 조금 다른 것 같지만, 그래도 매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다른 분들과 같이 시간역행군을 물리치다가 혼마루에 없는 검을 주워 돌아왔습니다. 우리 혼마루에는 희귀도가 높거나 입수난이도가 높은 도검남사가 별로 없어서, 저희들은 주인님을 위해 혼마루에 아직 없는 남사들을 더 많이 데려오고 싶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 온 검을 보고 모두가 기뻐해주었습니다. 미카즈키 님께서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면서 웃으셨습니다.
이번에 데려온 검을 보고 주인님도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이제서야 아와타구치의 방에 신세를 지고 있는 아이젠 님에게 면목이 선다고 하시며 바로 아이젠 님을 불러 그 검을 현현시켜 주셨습니다. 정작 만나게 된 두 분은 영 애매한 반응이었지만 주인님은 그럴 줄 알았다면서 웃기만 하셨습니다. 오늘의 근시는 저였기 때문에, 아이젠 님과 아카시 쿠니유키 님이 지낼 방을 준비하는 것을 도왔습니다. 이 혼마루는 보통 도파별로 방을 나누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혼자 지내는 것이 싫어 아와타구치의 방에서 같이 지내고 있던 아이젠 님도 오늘부터는 보호자와 같이 본인의 도파 이름이 붙은 방에서 잘 수 있게 됐네요. 다행입니다. 행운이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카시 님은 과연 다른 혼마루의 도검남사 분들에게 듣던 대로 일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주인님은 난색을 표하셨지만 곧 알아서 하라고 말씀하셨기에 저희는 주인님 말씀대로 알아서 아카시 님에게 일을 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카시 님이 나긋나긋하게 일하기 싫다고 말하시는 것을 아이젠 님께서 정강이를 걷어차 가면서 같이 말당번을 가는 걸 보다가 그만 웃어버릴 뻔 했습니다.
-오늘은 부엌담당 분들을 도와서 간식시간에 먹을 다과를 준비했습니다. 평소와 같았지만 오늘은 하나가 달랐습니다. 견습사니와 님의 카센 카네사다 님이 일을 돕고 싶다면서 부엌에 들어오신 것입니다. 모두와 같이 하는 일은 어제나 즐거웠지만, 카센 님께서 들어오고 나서 부엌일을 하고 계시던 츠루마루 님께서 이상하게 조용해진 것이 신경쓰였습니다. 가끔은 다른 분들이 시끄럽다고 구박할 정도로 활기차신 분인데 왜일까요.
당고는 맛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카센 님께서는 우아하게 인사하신 뒤 자신과 견습사니와 님의 간식을 가지고 방으로 가셨습니다. 같이 먹으면 좋을 텐데, 하고 말하자 츠루마루 님은 고개를 저으면서 지금 거리를 유지해주길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도 제가 근시입니다. 오늘은 순번상 카슈 님의 차례였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카슈 님께서는 제게 근시를 양보하셨습니다. 사실 모든 도검들이 주인님의 가장 곁에 있기를 원하기 때문에 근시라는 자리는 언제나 매우 기쁜 자리입니다만 초기도이고 주인님에게 언제나 각별하게 대하시는 카슈 님께서 왜 갑자기 근시를 양보하셨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인님께 근시가 바뀐 경위를 보고하고서, 혹시 카슈 님과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지를 여쭈어 보았습니다. 눈을 피하시는 것을 보니 분명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
-오늘은 고토 님과 대련을 했습니다. 무슨 걱정이라도 있느냐고 묻는 고토 님은 저보다 키는 작지만 아와타구치의 단도들 중에서는 연장자에 속해서 그런지 상당히 어른스럽고, 의지하기 편한 것 같아서 카슈 님과 주인님이 사이가 틀어지신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고토님은 웃으면서 별 일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우리 아와타구치도 엄청 많이 싸우거든. 어제는 마에다랑 히라노가 간식 때문에 싸웠다가 야겐한테 혼났어.
의외네요, 아와타구치는 항상 사이좋을 줄 알았는데.
생각은 누구나 다르거든. 대장도 아마 카슈 키요미츠랑 생각이 다른 게 있으니까 그렇겠지. 조금 있다가 풀려서 이야기하지 않을까.
그랬으면 정말 좋겠어요, 주인님 요즘 왠지 조금 기운이 없는데.
고토 님의 말씀대로 잘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카슈 님과 같이 원정을 가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카슈 님은 원래 원정을 가기로 되어 있던 우라시마 님에게 근시를 양보하고 대신 원정을 자청했습니다. 살짝 카슈 님께 다가가서 물어보았습니다.
주인님과 싸우셨나요?
그런 건 아니야.
그렇지만, 카슈 님이 근시를 양보하는 건 역시 이상한 걸요.
역시 그렇지?
살짝 맥없이 웃어보이시더니 카슈 님은 말했습니다.
나는 욕심쟁이일까.
네?
혼마루에서 주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남사이고 싶어. 주인이 지금 없는 다른 녀석을 생각하는게 싫은데.
지금 없는...?
카슈 님은 그 뒤로는 더 입을 열지 않으셨습니다.
-오늘은 저녁에 몰래 간식으로 먹으려고 숨겨둔 과자를 가지고 주인님의 방에 갔습니다. 주인님도 과자를 좋아하시니까 비밀 이야기를 할 때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주인님의 방 바로 옆은 근시의 방이라 혹시라도 걸리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역시 밤에 몰래 잠입하는 건 와키자시의 특기니까요. 오늘의 근시는 쇼쿠다이키리 님이셨고, 그래서 아무 문제 없이 슬쩍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주인님이랑 과자를 먹으면서 슬쩍 여쭈어 보았습니다.
우리 말고도 보고 싶은 도검남사가 있으세요?
그건 왜 묻는 거야?
데려다 드리고 싶으니까요! 주인님의 웃음은 가장 소중하니까, 주인님이 웃으실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지금 그대로도 괜찮은걸, 무리는 하지 말아줘.
에에~그런 대답 말고요.
아니, 그런건 갑자기 물어봐도 대답하기 좀...
그래서 저는 결국 이야기했습니다. 며칠 전에 카슈 님이랑 대화한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왠지 고자질 같아서 조금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주인님은 가만히 그걸 듣고 있다가 한숨을 쉬었습니다.
내가 잘못한 거고, 카슈가 화내도 나는 할 말이 없으니까.
하지만...
그리고...그는 내가 데려오고 싶어. 그래서 단도하고 있는 거니까.
-소득은 없지만 아무튼 한 가지 사실은 알았습니다. 주인님께서 만나고 싶어하시는 분은 단도로도 혼마루에 와주실 수 있는 분이라는 걸. 이걸로 어느 정도는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다른 남사들 중에는 아는 분도 계시는 거 같지만, 이상하게 아는 분들은 다 쉬쉬하는 분위기입니다. 차별은 나빠요, 흥. 아무튼 저는 열심히 노력해서 주인님의 도움이 되고 싶으니까요.
=딴짓도 많이 했고 쓰려다가 콱 막히기도 했는데 이제서야 그냥 다시 느긋하게 손을 댄다...카센은 데려와야 끝이 나지 암튼 갑자기 뭐든 쓰고 싶게 만들어준 망싸 참 고맙습니다 시발롬들아
=고쳐쓰기는 사실 손도 안댔지만...한번 손을 대면 엄청 많이 해야 될 거 같아서 좀 고민되기 시작한다...그러면 아예 처음부터 다시 쓰는 레벨이 돼버릴거 같은데ㅠㅠㅠㅠ 이대로 놔둬야 하나.
지금 와서 다시 보니까 대체 왜죠 싶은 부분 너무 많아 으아아아 죄송합니다 근데 원래 연성은 기분따라 하는 거고 그러다 보면 오류가 시도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거고 그게 나중에 이렇게 괴로워지고ㅠㅠ
=남사 시점 재미있음...도뮤 뽕 떄문에 자연스레 모노요시가 나왔음 나름 특별한 위치라서...? 카라쨩은 많이 등장하기도 했었고...나머지는 뭐 없거나 별 에피가 없기 때문에 흑흑 나중에 닛카리도 등장시켜 보고 싶다 닛카리는 쓰긴 어려운 남사인데 좋아...
기왕이면 전 남사 한번씩 이야기하는 걸로 하고 싶은데 소외되는 애들 없었으면 좋겠어 흑흑
(2017-05-28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