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2)

재활용 혼마루(前) 2021. 6. 17. 08:25

-사채 혼마루에서 쪼금 낙서했을 때 미츠타다를 애칭으로 부른단 설정이 있었는데 까먹었었다...이제 넣는다. 비축본이 조금 생기면 사채에 가져갈까 말까 조금 고민하는데 부끄러워(mm

견습 사니와 설정을 많이 고민했다. 흔한 탈취꿈나무-이세계 주민-쿨싘한 합리주의자 등등...그러다가 생각해보니까 요우렌에겐 내가 써놓고도 맨날 잊는 강제 정신안정 기능이 있었기 때문에 활용해보기로 했다.

 

 

 

 

-틀어박혀 내 방에서 나오지 않은 3일동안 삼시세끼는 전부 고기반찬이었다. 견습 사니와가 온다고 기합이 들어있던 미츠타다의 작품인지, 아니면 내게 불만이 있는 초기조들의 작품인지 모르곘다. 매일 밥상을 가져다주던 하세베의 표정을 생각하면 후자일 것 같다. 그때마다 나는 슬쩍 근시를 밥상머리로 불러서 밥을 나눠먹곤 했다. 지금은 그렇게까지 고기가 싫은 건 아니지만, 고기가 주 메뉴가 되어있는 밥상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심술꾸러기들.

내일부터 견습의 연수과정을 제대로 시행하겠다는 말을 하고서야 밥상의 고기는 줄어들었다. 그다지, 고기 때문에 항복한 것은 아니었지만. 

 

-견습사니와가 방에 들어오자마자 나는 고개를 숙였다. 다른 도검들이 쓸데없는 말을 했는지 그녀는 일부러 카센을 방에 대기시켜두고 왔다고 했다. 할 말이 없다. 사과하는 나에게 대답하는 그녀의 말은 작고 가늘어서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았다. 고개를 들었음에도 시선은 마주치지 않는다. 내가 말을 조금이라도 크게 하면 눈에 띄게 흠칫거리며 조금씩 떨기까지 한다. 이제는 내가 꽤 많이 떨쳐낸 것이 그녀를 통해 보인다.

건네받은 인적사항에는 분명 아무 문제 없다고 적혀 있었는데. 

 

-항상 이런 식이다. 약간의 착오가 있었다고 다시 보내진 서류를 읽었다. 견습 사니와는 대인기피증을 앓고 있다고 했다. 현현하게 된 카센과는 왠지 잘 지내고 있는 거 같지만, 그 외의 사람들과는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내가 카센을 싫어한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두고 왔다고 생각하니 한층 더 미안해졌다. 당연히 이런 경우 양보해야 하는 것은 내 쪽이다. 

그나저나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해도 여전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쳐서 쓸 수 있다면 어떻게든 움직일 정도로만 고치면 된다는 그 지겨운 사고방식들. 견습사니와에게는 되도록 콘노스케를 통해 말을 전달하고, 카센을 통해 필요한 것을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기로 했다. 

 

-무리하고 있지는 않니? 자, 간식.

고마워. 아, 나만 먹는건...아니지?

걱정하지 마, 견습 사니와 양에게도 주고 왔어.

미츠가 앉은뱅이 책상에 간식쟁반을 내려놓으면서 내 맞은편에 앉았다. 미츠는 내게 할 말이 있을 때마다 간식당번을 자처해 들어오곤 했다. 오늘의 간식은 단골 제과점의 롤케이크였다. 평소엔 두 조각이었는데, 같이 이야기하면서 먹으려고 자기 것까지 챙겨왔는지 네 조각이 이쁘게 접시에 놓여 있었다. 미츠를 어떻게 살살 구슬려서 한 조각을 더 먹어볼까 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미츠가 입을 열었다.

견습 사니와 양은 우리도 무서워하는 것 같아서, 네가 말하는 대로 모든 편의는 카센을 통해 보게 했지만, 그걸로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당연하지. 애초에 업무를 배울 땐 나랑 마주쳐야 할테고, 언제나 방 안에 틀어박혀 있을 순 없으니 우리 애들이랑도 얼굴을 맞대게 돼. 그리고 그 사람이 정식으로 사니와가 된다면 정부의 관계자들과도 얼굴을 맞대게 되겠지.

거기까지는 생각해 뒀구나.

내가 미덥지 못했어?

미츠는 대답 대신 롤케이크에 포크를 찔렀다. 정곡을 찔렀겠지. 당연하다면 당연한 생각이지만. 그것도 또 걱정은 걱정이니까, 미츠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건방진 걱정이야, 내가 지금까지 몇 명이나 정신줄을 붙여줬는지 알아? 츠쿠모가미랑 사람은 다르겠지만, 아무튼 어떻게든 될 테니까. 

억지로 떠맡았다는 건 중요하지 않다.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어떻게든 해주고 싶었다. 미츠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우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아주 약간은 안도한 기색도 보였다. 괜히 얄미워보인다.

감히 주인을 두고 쓸데없는 걱정을 한 벌을 받아야겠네. 미츠 롤케익 한 개 압수.

살찌면 멋지지 않을 텐데.

시끄러워.

 

-기본적인 영력 사용법을 가르쳐줬다. 기본적인 도검의 현현은 이미 카센을 한 번 현현시켜봤을 테니 생략하고, 아마 사용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영력을 통한 치유나 방어, 정화를 가르쳤다. 가르치기 전에 꼭 필요하진 않을 것이라고 먼저 사족을 달았지만 그녀는 뜻밖에도 가르쳐달라고 했다. 궁금했기에 살짝 물어봤다.

불필요할지도 모르는 것을 배우기 위해 나와 오래 있는 것이 불편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지만, 조금이라도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배워야 한다고 뜻밖에도 제대로 된 답변이 돌아왔다. 의욕은 충만한 모양이었다. 

불필요한 덧붙임같지만, 그녀의 영력은 나보다 훨씬 더 높았다. 아마 내가 잘 하지 못하는 결계 관련이나 공격 계열의 영력 사용법에도 적성이 있을지도 모른다.

 

-연수시간을 제외하면 그녀와 얼굴을 마주치는 일은 없었다. 나도 밖으로 잘 나가지 않고, 그녀도 정말 불가피한 일이 아니면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아서였다. 이런 경우를 위해서 따로 외딴 별채라도 하나 만들어두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녀의 초기도는 그녀의 수발을 들고 있었기에 자주 바깥으로 나와 밥상을 받아 돌아가거나 하는 일이 있었다. 그래서 마주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아무 말도 못하고, 이상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에게서 얼굴을 가리고 돌아 도망치든 자리를 뜬 것도 아직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저녁에 이즈미노카미가 방에 들어왔다. 노사다가 불편하냐고 묻는 그에게 뭐라고 대답해줄지 조금 고민하는 동안 이즈미노카미는 혼자 뭘 오해했는지 우아하지 못하다고 혼날까봐 진땀을 빼고 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상호관계가 있는 사이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다른 사니와의 도검 사이에서도 적용되는 걸까. 

그런 바보같은 이유로 피하는거 아니라고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이즈미노카미가 보기엔 어느 쪽이든 같아보일지도 모른다.

 
-오사카성을 탐사하던 남사들이 아직 우리 혼마루에 없는 단도를 하나 가져왔기에 현현시켰다. 친근하게 품을 파고드는 단도한테 찔리는 건 아닌가 하고 긴장감없는 생각을 하면서, 생각과는 달리 팔을 단도의 등에 둘러 안아주었다. 품에 안기는 걸 좋아하는 아이라고 들었지만, 마르고 딱딱한 품이니 한 번 정도 안아주고 나면 흥미를 잃겠지. 
아와타구치의 단도들이 매우 기뻐했다. 새 동료를 맞은 기념으로 오늘은 가볍게 연회를 열어주기로 했다. 그 와중에 고토가 이치 형은 아직이냐고 나를 갈구는 것이 조금 슬프다.

 

-견습 사니와와 카센에게 연회의 참석을 권하러 갔던 아이젠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방으로 들어왔다. 예상대로였다.

축제인데 따돌리는거 같아서 왠지 찔리는걸. 

오오, 언제부터 타인을 그렇게 배려할 수 있는 인격도가 된 겁니까, 아이젠 쿠니토시 군.

기분나쁜 말투 쓰지 마, 주인. 그리고 나는 원래 주인 빼고 다 잘해준다고.

아무튼, 심부름 수고했어.

아이젠을 내보내고 나서 잠시 고민했다. 연회를 열 본채의 문을 활짝 열어놓으면 보일만한 빈 방이 있으니, 거기에라도 잠시 자리를 마련해볼까. 두 사람을 위한 주효를 마련해두고, 연회를 멀리서나마 보게 한다면 좋을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마주해야 했다. 그녀에게 겉옷을 벗어 덮어주며 준비해둔 방으로 데려가며, 그가 나를 돌아보았다.

배려에 감사한다고 말하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립고도 그리워서 나는 혼자 조금 늦게 연회장으로 갔다.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들어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혼마루에 없는 도검

단도: 호쵸 토시로/후도 유키미츠/타이코가네 사다무네/극단도 없음

협차: 나마즈오 토시로

타도: 카센 카네사다/킷코 사다무네/센고 무라마사/소우자 사몬지/나가소네 코테츠

태도: 코기츠네마루/이치고히토후리/코우세츠 사몬지/아카시 쿠니유키/쥬즈마루 츠네츠구/오오덴타 미츠요/히게키리

대태도: 이시키리마루/호타루마루

창: 톤보키리/오테기네

치도: 이와토오시

 

트라우마로 아직 현현시키지 않은 도검과 평범하게 난민상태인 도검들이 섞여있다. 불쌍해서 비보랑 연대전은 클리어한 걸로 해주기로 했다...코가라스마루/우구이스마루/소하야노츠루기/오오카네히라는 얻은 걸로...

대체 후도는 언제 올 것인가 나 요즘 후도 너무 좋은데 이벤트로 풀어주면 요우렌네 혼마루에도 실장시켜줘야지 근데 언제(생략)

 

설정상 니혼고 이후 실장된 도검들에 대해선 트라우마가 없다.

 

(2017-03-06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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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대나무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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